썩지 않는 것들
인간의 마음속
상처에 대한 기억을
치유하는
가장 큰 치료제는
무엇일까요?
그 상처를 덮을만한
새로운 기쁨?
그리고
그 상처를 덮는
세월이란 이름의
망각이 아닐런지요?
모든 것은 그 망각의 강물 속에서
녹아지고 닳아져서
그리고 잊혀져야
인간은
인간다운 행복을
느끼며 살아갈 수 있고
새로운 희망을
품고 새 꿈을 꾸는
단계에까지
이를 수 있다고
생각하는데
여러분들은 어떠하신지요?
그런데
정신적인 상처 나
아픈 기억을
잊어버린다거나
잊히는 것의
흐름이
사람을 치유한다고
생각하시는 것에
모든 분들이
동의하시는 것을
누구나
알고 공감하시겠지만
정신의 상처가
망각이라는
신의 선물 때문에
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
인간이 발 딛고 있는
이 땅 또한
망각이라는
폐자원의 썩음과
순환을 통해
이 땅이 이 땅으로서
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?
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.
이미 이 땅은
썩어야 할 것들이
썩지 않아
그 순환이 막혀가고 있어서
이젠 땅의 동맥에서 모세혈관까지
막혀 썩어 가는 것을
인간인 우리는 모르고 살아간다는 것입니다.
떠나간 여인이 잊혀져야
새로운 인연을
만들 수 있는 것처럼
이 땅도
그 안에서
흙 속에서
부패라는 죽음과
생명 탄생의
과정을 통해
새로운 흙과
공기와 나무가
인간인 우리들에게
눈에 보이거나
보이지 않는 공기와 같은
모든 자원을
쏟아 낼 수 있지
않을까 하는
고민에서 이 글을 써 내려갑니다.
그런데 왜
우리는 그녀를 잊지 못하고
새로운 사랑을 원하는
이중적인 삶을
사는 것일까요?
이 말을 읽으시고
필자의 생각을
이상하게 여기실 분들이
많을지도 모른다 생각해 봅니다.
하지만
우리의 모습이
이와 같이
모순된 생각과 삶 속에서
살아가는 거라는 걸
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?
그렇습니다.
우리의 땅에게
하늘에게
썩지 않을
온갖 쓰레기들을
욱여넣고 태워 올리고 하면서
내가 숨 쉬는
공기나
토양은
마치
우리의 기억 속
풋풋했던
첫사랑처럼
신선한 무엇이기를
원하고 있다는
모순된 양면을
지니고 있는 것 같아요.
이 얼마나
이기적인 생각인가요?
저를 포함한
우리 모두가
이 모순의 발상 속에서
공통의 범죄를
저지르고 방조한 것이
맞는 거 같습니다.
굳이
우리가 마시는
공기나 물이
자연이라는
허브에서 나오는
순환물이며
그 순환물들의
순도는
우리 인간들
하기 나름이다
라는
너무 쉬운 연결고리를
우리는 다 알고 있지만
오늘도 역시
우리는 일회용 컵이나
그 외 수많은 일회용의
썩지 않을지도 모르는
이별의 부산물 같은 것을
이 땅에 하늘에
밀어 넣어 주고 있지는
않은지
깊이 생각하고
일회용품을 이제
손절하며
대안을 스스로
실행하는
진정한 노마드의
삶을 살아가는
저와 우리 모두가 되어 가시기를
희망해 봅니다.